문경희 도의원(더불어민주당 남양주2)은 28일 열린 경기도의회 30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누리과정 지원은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문의원은 이날 발언에서 “정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크게 늘었기 때문에 누리과정에 필요한 돈은 다 주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늘지 않았다”며 “전국의 교육청이 누리과정으로 인한 재정적자로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과 똑같은 재원으로 누리과정을 100% 지원하라는 것은 교육청의 예산부족과 교육대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리과정 예산은 박근혜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만큼 법령을 정비해 국가에서 지원하는 것이 맞다”며 “국가에서 예산이 지원될 때 경기도의회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문경희의원의 5분 발언 전문

존경하는 1,280만 경기도민 여러분!

김유임 부의장님을 비롯한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남경필 도지사와 이재정 교육감을 비롯한 공직자와 언론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더불어민주당 교육위원회 소속 남양주 출신 문경희 의원입니다.

저는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영유아 누리교육과정 지원 중단사태에 참담한 마음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금 본회의장을 가득 매워주신 의원님들과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의회를 찾아주신 방청석에 계신 학부모님들 마음은 누리교육과정이 꼭 필요한 정책이라는데 한마음 한뜻입니다.

그런데도 해마다 지방의회는 누리교육과정 지원 문제가 도마위에 오르고, 때로는 여야가 극한 몸싸움과 감정대립으로 볼썽 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정말 답답하고, 도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 뿐입니다.

지난 2012년 정부는 누리교육과정을 발표하면서 공평한 보육·교육을 통해 어린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열어가고 꿈과 희망을 마음껏 누리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세상’을 뜻하는 순 우리말인 ‘누리’로 작명하였고, 국가 주도하에 공통교육과정을 모든 계층에게 공평히 1인당 최대 월 29만원을 지원하여 양질의 교육을 받도록 정부가 보장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정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작년보다 무려 1조 8천억원이나 늘었기 때문에 누리과정에 필요한 돈은 다 주었다고 합니다. 또 진보 교육감들이 자신들의 공약사업을 하느라 누리과정을 지원 못하는 것 이라고도 합니다. 맞는 말일까요?

올해 정부예산 중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41조 3천억원 입니다. 그런데 희안하게도 지난 2013년 교부금도 41조 6백억원이었습니다. 3년전 예산과 올해 예산이 똑같은데 뭐가 크게 올랐다는 걸까요? 진실은 지난 3년간 정부가 예산을 오히려 줄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올해 예산이 전년도보다 크게 올렸다고 눈가리고 아웅하기식의 설명이 가능한 것입니다.

누리과정만 봐도 지난 2013년 전국의 시·도교육청들은 41조 6백억원의 예산을 가지고도 40% 내외를 부담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똑같은 돈을 받고도 100% 교육청 부담으로 집행하라고 합니다. 처음부터 말이 안되는 상황인 것입니다.

이것은 돈을 놓고 벌이는 기관 싸움이 아닙니다. 이미 전국의 시·도교육청들은 지난 3년간 줄어든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인해 현재 안고 있는 부채만도 10조 6천억원에 달합니다. 2012년 2조원이었던 빚의 규모가 지난 3년간 5배나 늘어난 것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전국 최대 자치단체로서, 현재 빚 역시 전국 최고로 3조 5천억원에 달합니다. 학교 신증설에 따른 빚까지 감안하면 6조 8천억원의 빚을 안고 있습니다. 고작 12조원을 예산으로 사용하는 기관이 전체 예산의 절반이 빚인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교육청이 빚을 내서 누리과정을 지원해야 하는 걸까요?

교육청의 예산부족은 보육대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대란의 이어질 것입니다. 지금도 학교기본운영경비가 태부족한 상황에서 누리과정으로 모두 지원되고 나면, 우리 아이들은 초·중·고등학교를 어떻게 다니라는 말입니까?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정부는 대규모 예산이 수반되는 대통령 공약사업인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청에 떠 넘겨 지방교육재정의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였습니다.

또한 작년 10월엔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비를 교육청 의무지출로 못 박아 교육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치국가에서 아무리 시행령을 고친들 교부금은 ‘교육기관 운영에 필요한 재원’으로 정의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넘을 순 없습니다.

교육기관 및 교육행정기관을 설치하고 경영하는데 필요한 재원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린이집 운영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하는 것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과 충돌하는 상위법 위반입니다.

따라서 보육기관인 어린이집에 교육교부금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법령의 체제정비가 우선적으로 선결되어야 합니다.

교육교부금을 어린이집에 사용할 수 있도록 법을 고치고, 어린이집만큼 교육교부금 교부율을 올려야 합니다.

누리과정 어린이집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중앙정부가 국고에서 재원을 지원해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 책임 보육체제를 구축하고 5살까지 맞춤형 무상보육을 실시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당선인 시절 시·도지사 간담회에선 “보육과 같은 전국단위로 이뤄지는 사업은 중앙정부가 책임지는 게 맞다”는 소신을 거듭 밝힌 바 있습니다.

누리과정 보육혼란은 박근혜 대통령이 낳은 난리입니다. 원인과 해법 모두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제 결단해야 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중앙정부에서 책임 있는 대응 조치와 예산 지원이 있을 때에, 경기도의회가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누리과정 어린이집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후보시절 공약한 3가지 약속, 가족·일자리·대한민국 희망 공동체를 이루겠다는 약속은 어떻게 되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국가 책임 보육체제를 구축한다며 5세까지 맞춤형 무상보육을 실시하겠다는 말씀은 그냥 하신 말씀입니까?

남경필 도지사님께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경기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선출된 자치단체장이고 의원들입니다. 도지사께서는 더 이상 경기도 재정을 악화시키는 대권행보를 멈추시고, 경기도민을 위한 고른 행정을 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새누리당 의원님들께도 말씀드립니다.

이 예산안은 우리 경기도 지방재정을 살리기 위한 예산안입니다. 함께 목소리를 내어야 경기지방재정이 살 수 있습니다.

함께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박현기 기자  hkpark@kd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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