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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 공직자의 자부심
경기동부신문 | 승인 2017.11.27 14:50
권용한 구리소방서장

청렴은 모든 시대를 관통하는 공직자의 중요한 미덕이었다. 인류 역사를 되짚어 볼 때, 어느 시기나 공직자에게 청렴을 강조하지 않았던 시대는 없었다. 오늘날 우리 시대 또한 청렴을 그 어느 시대보다 강조하고 있다. 모든 시대를 막론하고 청렴을 강조했다는 것은 청렴하지 않은 공직자가 끊임없이 존재해 왔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이는 청렴에 관한 ‘불편한 진실’이 아닐 수 없다.

모든 시대마다 왜 그렇게 청렴을 강조하는 것일까? 이제는 그만해도 될법한데, 왜 청렴을 자꾸만 거론하며,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일까? 그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금까지 청렴은 외부로부터 강제되어 왔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청렴’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청렴은 그 사람이 가진 성품의 일종이며, 그 사람의 내면에 탐욕이 없는 상태여야만 도달 가능한 윤리적 덕목이다. 뜻으로만 청렴을 풀어보더라도 분명 쉽게 도달할 수 있는 덕목이 아니다. 인간은 존재론적으로 생존하기 위해 욕망하고, 소유를 지향하는 존재이기에 청렴은 외부로부터 강제되어서는 갖추기 힘든 덕목임에 틀림없다.

이런 이유로 청렴은 철저하게 자발성을 요구한다. 청렴은 단어 속에 이미 자발성을 전제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청렴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공직자의 비리가 그치지 않았던 것은 자발적인 청렴 의지를 강조하기보다는 끊임없이 청렴할 것을 외부에서 명령했기 때문이다. 청렴은 분명 인간의 내면으로부터 발원해야만 획득될 수 있는 성품이자 덕목이다. 청렴에 대한 자발적 의지가 없는 공직자에게 청렴을 강제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럼 그 내면으로부터의 청렴, ‘자발적 청렴’은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까?

인간은 혼자 스스로는 욕망할 수 없다. 인간은 사회를 이루고 살면서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평가하고, 부족하면 부족한 만큼 욕망한다. 그런 점에서 ‘자발적 청렴’은 이상적으로 모든 인간에게 부족함을 느끼지 않게 해 줄 때 저절로 이루어질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자본주의 사회는 모든 인간에게 풍족함을 안겨 줄 수 없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한계를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공직자에게 자신의 존재론적 지위를 스스로 돌아보아 줄 것을 독려해야 한다.

공직자는 청렴이, 공직에 있지 않는 사람에게는 요구하지 않는 고귀한 정신적 덕목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공직자는 이런 점을 깨달아 공직자로서의 자부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이런 논리로 공직자를 존재론적으로 규정하자면 일반적인 시민보다 우월한 도덕성을 지녀야 하는 운명론적 존재인 셈이다.

이런 모든 것을 살펴봤을 때 우리 사회는 공직자에 대한 그간의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 그간 일반 시민들은 공직자의 신분을 마치 봉건시대 종을 부리듯 부릴 수 있는 존재로 업신여기기 일쑤였다. 일반 시민들은 공직자를, 일반인이 도달하기 어려운 도덕적 품성을 지닌, 귀하고 가치 있는 존재로서 대우해야 하고, 그런 대우 속에서 공직자들은 스스로 품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때 청렴은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며, 이렇게 이루어지는 자발적 청렴 속에서 우리 사회는 우리가 꿈꾸던 청렴한 사회로 서서히 변모되어 갈 것이다. 그리고 마땅히 우리 사회는 그런 청렴성을 갖추고자 노력하는 공직자에게 그만한 존경과 대우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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